浦口 이야기 · 15 浦口 이야기 · 15 속살이 드러난 포구에 어둠이 짙게 내리면 불빛과 함께 갯벌을 떠다니는 배 두 척 먼 바다로 모든 것 떠나보내고 외톨박이 된 인간처럼 헐벗은 원죄마냥 남아 떠난 갯벌에서 밤새 아랫도리 씻어내는 결벽증 소녀 같은 배 이제 갯벌을 떠나간다 2017. 11. 14.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
浦口 이야기 · 14 浦口 이야기 · 14 포구에는 물골이 있다 밀물에는 없고 썰물에는 있다 바닥보인 갯벌 드러난 연인의 정 사이로 골이 진다 물골은 길이 되고 큰 물이 되어 바다로 나간다 이제 새로 시작하는 연인도 정이 갯벌처럼 바닥을 보일 때가 있을까 썰물의 갯벌은 물길이 살아있다 포구에 썰물이 ..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
浦口 이야기 · 13 浦口 이야기 · 13 포구에 배 떠난다 어제 썰물 전 아홉 척의 배가 들어왔는데 아직 어둠이 남은 포구에 배 한척이 빠져 나간다 포구 안 깊숙한 곳 남아 있는 또 한 척의 배 어둠도 남고 인기척도 남았는데 물은 들어오고 배는 빠져나가는 포구는 떠나가는 배 2017. 10. 26. 수정 2018. 01. 09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
浦口 이야기 · 12 浦口 이야기 · 12 월곶 포구 새벽에 정박한 어선이 두 척 있다 잊어버린 여인의 이름을 어선에서 보았다 십대 중반 하루도 잊지 않고 생각했던 그 이름 이제야 어선에 적힌 낯익은 이름 보고서 잊었던 사십 여 년 세월을 되찾아 어선만 삼십여 분 쳐다보고 있다 2017. 10. 20. 수정 2018. 01. 09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
浦口 이야기 · 11 浦口 이야기 · 11 어린애 손바닥만큼 환해진 이른 새벽 포구에는 어선 한 척만 서 있다 하늘은 온통 암회색 한가득 큰 비가 약속된 듯 찌푸린 하늘과 어선 한 척 뿐인 새벽포구에 어울리지 않는 내 그림자가 얼씨년스럽다 나지막이 떠오르는 태양과 길고 선명한 그림자 대신 믕그러지고 ..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
浦口 이야기 · 10 浦口 이야기 · 10 흘러가는 포구보다 머무르는 포구가 좋다 자유롭게 떠나갈 수 있는 오이도 큰 바다도 좋지만 물 가득 차면 출구가 없는 월곶 포구가 더 좋다 2017. 10. 13. 수정 2018. 01. 09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
浦口 이야기 · 9 浦口 이야기 · 9 포구를 이어주는 다리와 다리에 묘비석처럼 솟아 있는 가로등 그 뒤에 그물처럼 엉킨 고압선과 철탑들 빼버리고 싶은 이 풍경처럼 내게도 빼 버려야할 무엇인가 있다 내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 2017. 10. 12.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
浦口 이야기 · 8 浦口 이야기 · 8 월곶 포구 이른 새벽 축제가 열렸다 갯벌은 수다쟁이 아줌마 입처럼 활짝 열린다 여보~ 사랑해~ ♡ 난♡ 니꺼야 우리 아들♡ 최고! 우리 딸 최고! ♡ 내 마음을♡ 받아줘~ 엄마! 아빠! 사랑해요~ 친구야♡ 사랑한다 사랑해 오늘 월곶 콜? 난 지금 월곶포구에서 힐링 중 축제..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
浦口 이야기 · 7 浦口 이야기 · 7 포구 어시장이 문을 닫는다 하늘을 휘말아 큰 구름까지 삼킨 폭우가 갯벌에 떨어져 앉는 시각 거센 바람이 바다와 갯벌을 하나 되게 하고 경계에 굵은 빛의 선을 긋는다 폭우와 바람이 포구의 살아 움직이는 모든 것을 생쥐처럼 웅크리게 하고 바다와 갯벌 분명한 경계..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
浦口 이야기 · 6 浦口 이야기 · 6 보름달이 뜨면 포구에선 밤하늘을 쳐다보지 않는다 초승달이 떠도 포구에선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다 보름달도 초승달도 포구에선 하늘이 아니다 떠나게 될 지 머무르게 될 지 모르는 포구에선 밤하늘을 쳐다보지 않는다 2017. 10. 06. 자작시 - 포구이야기 2018.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