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작품집 #11 왕십리편지 인삿말 2005년 10월 01일 제37차 라미문학회 총회 기념호 "왕십리 사랑"의 동문회장(9기 박은수) 인사의 글입니다 항상 그리움을 가슴속에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아릿한 통증을 마음 한 켠에 두고 있읍니다 없애려도 없어지지 않고 기어이 없애고 싶은 충동도 느끼지 못합니다 마치 퇴화한 맹장처럼..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
라미작품집 #10 "두고 온 것들" 두고 온 것들 치악을 향해 원주 가는 길 신갈과 가남 사이 고속도에서 발목이 끌린다 열심히 가속 페달을 밟지만 두고 온 서울의 망령이 목 뒷덜미를 끌어당긴다 정리되지 못한 것들의 꼬리가 정수리를 휘감고 곤혹스런 혼미함에 시야갸 희뿌예진다 문막에 이를 즈음 밤안개에 투시되는 ..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
라미작품집 #9 "냄새를 맡으며" 냄새를 맡으며 냄새를 맡으며 오늘도 죽어가는 꽃송이들 질식하는 목숨으로 무엇을 생각하는가 비범하지 않은 내 삶...속에 끼어드는 죽음의 냄새는 겨울바람같은 감수성으로 아침, 저녁 마주치는 방안 화분에 담겨있다 이제는 허접데기 술꾼이 된 철학 졸보기로 보는 근시안 세계 오늘,..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
학창시절-8 "파로호에서" 파로호에서 바람 지나간 자리만 파랗게 차운 가슴에 남아있고 湖水는 어둠에 빠져들어 뫼(山)처럼 자리 잡는다 하늘 사이 땅 한 구석을 뫼ㅅ터로 삼으리라 하고 휘두번거리나 바람과 숲은 한데 얼려 비웃으며 깊이 숨기만 하니 어둠과 또한 밝음을 또렷이 가리기엔 미명한 가슴이라 속만..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
학창시절-7 "안개꽃" 안개꽃 하늘이 내려앉고 바람이 죽어 세계가 灰靑청으로 온통 변하던 날 화신 앞을 떠다니다 옛님들의 안목을 보고파서 秘苑을 향하다. 안국동 기와집터 복잡한 골목에서 다시금 헤메게 되다. 이때사 깔끔한 한 문간방 窓을 열고 소녀가 조그마한 꽃더미를 안고 냄새를 맡다 고개를 숙이..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
학창시절-6 "또 하루의 房" 또 하루의 房 눈더풀이 하얗게 부은 女人이 子正만 넘어면 몰래 웃목에 내려 앉았다가 이불단속 흐트리고 자는 나와 함께 그대로 밤을 지새는 스무 네시간 가운데 네시간이라는 하루 눈이 내린다 아랫목에 무능하게 누운 내 몸뚱아리에 시선을 고정시킨 비처녀는 새벽 인정소리 듣고 늦..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
학청시절-5 "바람(Ⅰ), 떠남을 위해" 바람(Ⅰ) -떠남을 위해- 가지에 걸린 가오리연의 밤나팔거림은 십년 중풍에 넘어간 魂魄의 먼산바라기 밤하늘 흐름에 살아 이야기하는 연...꼬리 녹이파랑이 수풀 자즈라진 흔들림에 스스로를 느낄 뿐, 바람은 텅 빈 숲속을 떠다니다 이내 잠들고 만다 흐름을 잠재운 숲은 거미줄의 포로. ..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
학창시절-4 "사랑의 序" 사랑의 序 삶이 우리에게 주어진 그대로이고 사랑도 그러하고 우리에게 놓여진 현실 이 모든 것이 신이 내리신 은총이라면 그를 배반함은 이브의 뱀, 사탄의 유희 이를 따름은 영혼과 함께 존재하는 에덴 삶이 사랑이듯 이러하게 흐르는 것이라면 삶이, 시간이 흐르듯 사랑도 그리 흘러..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
학창시절-3 "모른체 하는 일" 모른체 하는 일 내 魂은 쪼르르 변소에 간다 새우잠 포개고 잠들은 사이 한 평 남짓 유리공간에서 볼 일을 본다 모르는 일이다 코골며 자부는 魂을 보고서 나도 그렇게 자버리는 것이다 유리변소에 物件들이 半 넘어 차고 하룬지 이틀인지 지나버린 날 몸에서 꾀죄죄한 냄새가 흐르기 시..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
학창시절-2 "杜門洞 近景" 杜門洞 近景 가로누운 하늘이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전 세계의, 한국의, 그리고 나의 하늘이, 지금 기나긴 밤의 커어튼 속으로 졸고 있다 제기럴 장난처럼 진지하도록 살아간다는 게 기껏 찔금 찔금 울다간 새벽이슬 마르듯 하는 세월......을 추적하는 발자국 사랑을 美化시키는 바보 허긴 .. 자작시 - 오래된 이야기 2020.01.06